소득세증여세국세기본법

배우자 증여 후 이익소각 — 대법원 3개 판결이 알려주는 승패의 기준

본 글은 세무법인 지율 손창용 세무사가 작성한 참고용 일반정보입니다. 실제 의사결정 시에는 반드시 관련 세법·국세청 해석 등 공식 자료를 추가로 확인하시기 바라며, 본 글만을 근거로 한 조치에 대해 작성자 및 세무법인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판결선고일결과소각대금의 최종 귀속
대법원 2024두426592024. 9. 12.납세자 승수증자 본인의 가지급금 변제
대법원 2024두342902024. 5. 17.국승증여자 본인의 증권계좌 입금
대법원 2024두434302024. 11. 14.국승증여자 본인의 가지급금 변제

한 줄 요약 — 이익소각 자체가 위법한 것이 아닙니다. 소각대금이 수증자에게 남으면 인정되고, 증여자에게 돌아가면 부인됩니다.

💬 이런 질문이 많습니다

비상장법인 대표님들께서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절세 방안 중 하나가 이른바 이익소각입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1.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배우자에게 증여한다
  2.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 원을 적용해 증여세 부담 없이 증여를 마친다
  3. 법인이 배우자로부터 그 주식을 사들여 소각한다
  4. 배우자의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이 같으므로 의제배당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법인의 이익잉여금이 세금 부담 없이 개인에게 이전됩니다. 과세관청은 이를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의 단계거래로 보아 거래를 재구성하고, 증여자에게 의제배당소득을 과세해 왔습니다.

2024년 한 해에 대법원 판결 세 건이 나왔는데, 결론이 엇갈렸습니다. 무엇이 승패를 갈랐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세 판결의 자금흐름 대비

📖 관련 세법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의제배당이란, 형식상 배당은 아니지만 주식 소각이나 자본감소로 주주가 받은 금액이 그 주식 취득에 든 금액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배당받은 것으로 보아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실질과세원칙(단계거래 재구성)이란, 세법상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해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경우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거래를 다시 짜서 과세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조문내용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는 경우, 경제적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세법을 적용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주식의 소각이나 자본의 감소로 주주가 취득하는 금전 등의 가액이 그 주식 취득에 사용한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의제배당
상속세및증여세법 제53조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경우 10년간 6억 원 공제
상법 제341조·제343조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절차

🔍 쟁점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 소각대금이 누구에게 남았는가

세 판결을 관통하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입니다.

판결대금의 흐름법원의 평가
2024두42659양도대금 전액이 수증자 본인이 회사에 대해 부담하던 가지급금 채무를 갚는 데 사용대금이 수증자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으므로 증여를 부인할 수 없음
2024두34290대금 중 일부가 증여자 본인의 증권계좌로 입금일련의 거래가 처음부터 조세회피 목적의 수단에 불과
2024두43430수증자가 대금을 받은 즉시 증여자에게 지급하고, 증여자는 이를 회사에 지급해 본인의 가지급금을 변제증여는 증여자의 가지급금 상환이라는 경제적 목적만 있었을 뿐

가지급금 변제라는 동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갚는 채무가 수증자 본인의 것이면 실질귀속이 인정되고, 증여자의 것이면 환류로 평가됩니다. 같은 가지급금인데 채무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론이 반대로 갈렸습니다.

쟁점 2 —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 원 소진은 방어논거가 되는가

두 고등법원의 판단이 정면으로 충돌한 부분입니다.

수원고법 2023누14332 (납세자 승)부산고법 2023누22528 (국승)
6억 원 한도가 모두 소진되어 수증자는 향후 10년간 증여받을 경우 증여세를 면할 수 없다. 이러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이 거래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거래가 단지 실질과 괴리되는 형식이나 외관에 불과하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공제한도가 소진되는 측면이 있으나 그 사정만으로 조세 회피·절감의 이익을 정당화할 수 없고, 증여를 부인하는 부과처분이 있는 이상 그 손실이 현실화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법원은 두 사건 모두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이 충돌을 정리하는 법리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즉 현재까지 정리되지 않은 쟁점입니다.

"배우자공제 6억이 소진되니 손실을 감수한 것이고, 따라서 안전하다"는 논리만으로 이익소각을 설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부산고법은 이 논거를 명시적으로 배척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습니다.

쟁점 3 — 증여부터 소각까지 기간이 짧으면 무조건 불리한가

실무에서 널리 퍼진 오해입니다. 기간만으로 결론이 갈리지 않습니다.

납세자가 승소한 수원고법 사건에서도 주식증여부터 자기주식 취득결의까지 한 달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과세관청은 이 점을 지적했으나 법원은 다음과 같이 배척했습니다.

과세관청 주장법원 판단
증여 후 한 달 남짓 만에 자기주식 취득결의가 있었고, 매입 수량·가격이 증여 내용과 일치한다거래 순서를 바꿔 재배열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한 달 이내에 이루어질 수 있고 금액도 일치할 수 있다
먼저 회사에 양도하고 그 대금을 증여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경로다가지급금 변제를 위해 반드시 자신이 소유하던 주식을 먼저 소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세부담이 적은 방식을 선택해 동일한 경제적 효과를 거두려는 것은 납세의무자의 합리적 이유가 있는 통상적인 행태에 부합한다

쟁점 4 — 배우자공제 활용이 이월과세 제도를 잠탈하는가

과세관청은 "증여를 끼워 넣어 취득가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제도를 잠탈했다"고 주장했으나, 수원고법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논점판단
의제배당이 없어지는 이유의제배당소득을 주식취득대금과 양도대금의 차액으로 산정하는 소득세법 구조에서 기인한 것일 뿐, 배우자 증여재산공제제도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입법 태도소득세법은 증여받은 후 일정 기간 내 양도하는 경우 증여행위 자체를 가장행위로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수증자의 취득가액으로 간주하는 이월과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증여행위를 부인하는 것은 입법 태도와 맞지 않아 부당하다

📎 참고자료 — 위반과 잠탈의 차이

잠탈(潛脫)은 한자 그대로 "몰래 빠져나간다"는 뜻으로, 법 조문을 정면으로 어기지는 않으면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그 법의 취지·목적을 회피하는 것을 말합니다. 판결문과 과세관청 처분이유서에 자주 등장하는 법률용어입니다.

구분위반(違反)잠탈(潛脫)
형식법 조문을 정면으로 어김법 조문은 지킴
실질위법법의 취지를 회피
판단 방법조문 대조로 확인 가능입법 취지와 경제적 실질을 따져야 확인 가능
유사 표현탈세, 신고 누락탈법행위, 우회, 회피
이 사건에서의 용례배우자공제는 부부간 재산이전을 배려하려는 제도인데, 그 목적과 무관하게 취득가액을 끌어올려 의제배당을 0원으로 만드는 도구로 썼다는 과세관청의 비난

과세관청 처분이유서나 세무조사 결과통지에 "잠탈"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사실상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을 적용하겠다는 신호로 읽으시면 됩니다. 조문 위반이 아니라 제도의 취지를 회피했다는 주장이므로, 대응 역시 조문 해석이 아니라 거래의 경제적 실질과 합리적 이유를 소명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쟁점 5 — 교차증여를 하면 하나의 거래로 묶을 수 없는가

2024두43430 사건의 납세자가 제기한 논리입니다. 부부가 서로 주식을 주고받았으니,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이 말하는 연속된 하나의 거래로 묶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납세자 주장법원 판단
제14조 제3항은 여러 단계의 거래를 하나의 거래로 보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이를 두 사람의 복수 거래로 재구성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조문은 경제적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거래를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당사자 사이의 직접 거래 내지는 여러 개의 거래를 인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무상 중요한 판시입니다. 교차증여로 지분을 섞어 놓으면 하나의 거래로 묶을 수 없다는 방어논리는 통하지 않습니다. 과세관청은 당사자별 복수의 직접 양도로 분해해 각자에게 과세할 수 있습니다.

🧮 사례로 계산해 보면

대법원 2024두43430 사건은 판결문에 숫자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구조를 이해하기에 좋습니다. 총 발행주식 5,000주 중 대표이사가 3,500주, 배우자인 사내이사가 1,500주를 보유한 비상장법인 사례입니다.

일자행위금액
2017. 1. 2.제1차 증여 · 배우자에서 대표이사로 1,500주1주당 138,722원 · 208,083,000원
2017. 8. 1.제2차 증여 · 대표이사에서 배우자로 2,560주1주당 234,111원 · 599,324,160원
2017. 8. 28.임시주주총회 · 이익처분에 의한 주식소각 목적의 자기주식 취득 결의1주당 234,111원
2017. 10. 2.배우자가 법인에 2,560주 양도599,324,160원
2017. 10. 16. / 18.법인이 양도대금 지급4억 원 · 199,324,160원
지급 즉시배우자가 대금을 대표이사에게 지급 · 대표이사가 회사에 지급해 본인의 가지급금 변제전액
2017. 10. 16.임시주주총회 자본감소 결의 · 자기주식 2,560주 전부 소각

양도가액과 증여재산가액이 완전히 일치하므로 형식상 의제배당소득은 0원이고, 배우자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과세관청은 이 구조를 다음과 같이 재구성했습니다.

재구성된 당사자재구성된 양도2017년 귀속 종합소득세
배우자법인에 1,500주 직접 양도148,842,050원
대표이사법인에 1,060주 직접 양도108,595,460원
합계2,560주257,437,510원

1,060주는 2,560주에서 1,500주를 뺀 수치입니다. 즉 교차증여를 걷어내면 원래의 지분 상태로 환원되고, 각자 보유하던 만큼 직접 양도한 것으로 과세된 것입니다.

✅ 정리 및 실무 포인트

판결문 기준으로 확인한 판단요소를 우선순위대로 정리합니다.

  • 소각대금이 수증자 명의로 남는가 — 세 판결을 관통하는 1순위 기준입니다
  • 변제 대상 가지급금이 수증자 본인의 채무인가 — 증여자의 채무를 갚으면 환류로 평가됩니다
  • 수증자에게 독립한 경제적 목적이 있는가 — 증여자의 채무 상환 목적만 있으면 부인 대상입니다
  • 수증자가 주식을 지배·관리할 실질이 있는가 — 임원 재직, 경영 참여, 기존 지분 보유 여부
  • 교차증여인가 — 양방향 증여는 인위성을 크게 높입니다
  • 양도가액이 증여가액과 완전히 일치하도록 설계했는가 — 의제배당 0원을 의도한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 조세부담 경감 외에 사업상 필요가 소명되는가 — 다만 경영난은 소각의 필요성을 설명할 뿐 증여를 정당화하지 못합니다
  • 상법상 절차를 빠짐없이 이행했는가 — 주주총회 결의, 이사회 결의, 자기주식 취득 통지

증여부터 소각까지의 기간이 짧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갈리지 않습니다. 납세자가 승소한 사건에서도 한 달 남짓이었습니다. 기간을 늘리는 것보다 자금의 귀속을 바로잡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 관련 판례

문서번호요지
대법원 2024두42659, 2024.9.12.심리불속행 기각 · 납세자 승 · 원심 수원고법 2023누14332
수원고법 2023누14332, 2024.4.5.배우자 주식증여로 인한 절세라는 결과만을 보고 증여 및 양도가 실질 없는 의제배당소득 회피목적의 비합리적 거래라고 보기 어려움 · 2018년 귀속 종합소득세 420,400,930원 부과처분 취소
대법원 2024두34290, 2024.5.17.심리불속행 기각 · 국승 · 원심 부산고법 2023누22528
부산고법 2023누22528, 2024.1.19.단계적으로 이루어진 증여·양도·소각은 처음부터 조세회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그 실질은 원고가 주식을 법인에 양도하고 소각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배당받는 것과 동일 ·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적법
대법원 2024두43430, 2024.11.14.상고기각 · 국승 · 본안 판단으로 법리 설시 · 원심 부산고법 2023누11012
부산고법 2023누11012, 2024.5.9.제14조 제3항은 경제적 실질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직접 거래 내지는 여러 개의 거래를 인정하는 것도 가능 · 원고 108,595,460원, 선정자 148,842,050원 부과처분 적법
대법원 2017두41313, 2022.8.25.제14조 제3항 적용요건 · 형식을 취한 목적, 조세부담 경감 외 사업상 필요 등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각 거래 사이의 시간적 간격, 손실과 위험부담의 가능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
대법원 2020두37857, 2023.11.30.여러 단계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만 가지고 그 실질이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쉽게 단정하여 과세대상으로 삼아서는 아니 됨

✍️ 맺음말

2024년에 나온 세 건의 대법원 판결은 이익소각을 금지한 것도, 허용한 것도 아닙니다. 자금의 귀속이라는 하나의 축을 기준으로 사안을 갈랐을 뿐입니다.

특히 대법원 2024두43430은 심리불속행이 아니라 본안에서 법리를 설시한 판결이므로, 앞으로 이 유형의 사건에서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소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두 고등법원의 판단이 충돌한 채 대법원 정리가 없는 상태입니다.